제주도 지명 어원, 바다와 신화 그리고 ‘제주’라는 이름의 뿌리
1. 탐라(耽羅), 제주도의 가장 오래된 이름
제주도의 가장 오래된 이름은 ‘탐라’이다. 이 이름은 고대에 제주를 중심으로 존재했던 독립 왕국, 즉 탐라국에서 비롯되었다. 당시의 제주도는 본토와는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해양 국가로, 중국과 일본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해온 기록도 전해진다.
‘탐라’는 ‘깊은 바다에 있는 땅’ 또는 ‘바다를 품은 섬나라’라는 의미로 해석되며, 섬 고유의 독립성과 자립성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2.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생긴 이름 ‘제주(濟州)’
탐라국이 고려에 편입된 이후, 이 섬은 ‘제주(濟州)’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이 한자 지명의 의미는 ‘건널 제(濟)’, ‘고을 주(州)’로 해석되며, ‘바다를 건너 있는 고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본토에서 봤을 때 제주가 바다 너머에 있는 외딴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표현한 이름으로, 고려 시대부터 공식적인 행정 단위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준다.
3. 제주도라는 명칭이 주는 공간적 상징
‘제주’는 단지 행정적인 지명만이 아니라, 한국 본토와는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실제로 제주도는 자연, 언어, 민속, 신화 등 여러 문화 요소에서 독자적인 특징을 보이며, ‘바다 건너 또 하나의 한국’으로 여겨진다.
지리적 고립성과 풍부한 해양자원, 화산지형은 ‘제주’라는 이름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4. 설문대할망과 신화 속 지명의 힘
제주도에는 전해 내려오는 많은 신화와 전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거대한 여신 ‘설문대할망’ 이야기다. 그녀는 손에 흙을 담아 뿌려 섬 곳곳에 오름(작은 화산체)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한라산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제주의 지형과 지명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신화와 서사 속에 녹아 있는 신비로운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제주라는 이름은 단지 행정 지명이 아닌, 신성한 섬이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5. 제주도 지명의 흐름 정리
고대~중세 | 탐라(耽羅) | 해양왕국, 섬나라, 독립성 상징 |
고려~조선 | 제주(濟州) | 바다 건너 있는 고을 |
현대 | 제주특별자치도 | 행정 자치권, 자연·문화유산 강조 |
6. 제주도라는 이름이 전하는 문화의 결
‘제주’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섬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든 섬의 역사가 담겨 있다.
탐라 시대의 자립적 정체성, 고려 이후 본토와의 연결성, 신화 속 창조 이야기까지 모두 이 한 지명 속에 녹아 있다.
이처럼 제주도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수천 년의 문화, 자연, 인류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7. 맺음말
제주도라는 지명은 단지 섬을 지칭하는 지리적 용어가 아니다. 그 안에는
- 탐라국이라는 자립 왕국의 흔적,
- 제주라는 행정명칭으로서의 변화,
- 설문대할망 같은 신화적 상상력이 한데 모여 있다.
그래서 제주라는 이름은 곧 섬 전체의 기억이자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