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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지명 어원, 한강 남쪽 소나무 언덕의 이야기

피코피코으까짜 2025. 7. 22. 21:11

1. 송파(松坡), 한강변 소나무 언덕의 이름

1‑1. ‘송파’란 어떤 뜻일까?

‘송파’는 ‘소나무 송(松)’과 ‘언덕 파(坡)’가 합쳐진 말로, 한강변에 소나무가 우거진 언덕이 있던 지형적 특징이 이름으로 남았다. 조선시대 나루터와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으면서 이 지역을 대표하는 고유한 지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2. 몽촌리(夢村里), 옛 백제 위례성의 흔적

2‑1. ‘꿈’과 ‘큰 마을’의 고대 지명

송파구 중심부에는 몽촌리라는 옛 지명이 전해지는데, ‘몽촌’은 고대 말로 ‘곰말’이라 불리던 마을이 한자음으로 바뀐 것이다. ‘곰’은 원래 ‘큰’이라는 뜻이었으며, ‘큰 마을’, 즉 중요한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제 위례성의 옛 터로도 해석되어 고대 왕도 서울의 일부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3. 송파구 주요 동(洞) 이름들의 유래

송파구는 송파, 석촌, 잠실, 가락, 방이, 문정, 오금, 거여, 마천, 장지, 신천, 삼전 등 여러 동으로 나뉘며, 각 이름은 지역의 자연·문화·역사적 특색을 담고 있다.

3‑1. 석촌동 – ‘돌마을’의 변천

이곳엔 백제 고분에서 유래한 돌이 많아 옛사람들은 ‘돌마리’라고 불렀다. 이를 한자로 ‘석촌동’, 즉 ‘돌 많은 마을’이라는 뜻으로 바꾸면서 지역 색채가 깊어졌다.

3‑2. 잠실동 – 고대 양잠터의 흔적

조선 세종 때 양잠 기술을 장려하며 설치한 잠실도회가 이곳에 자리하면서 ‘잠을 키우는 집’이라는 뜻의 ‘잠실동’이란 이름이 정착되었다.

3‑3. 신천동 – 새 지류가 만든 작은 강

큰 강인 한강에서 갈라져 흘러나온 작은 지류가 생긴 곳으로, ‘새내강’이라 부르던 곳이 한자어 ‘신천동’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도시 속 강의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3‑4. 삼전동 – 세 개 밭골의 유래

이 지역에는 세 곳의 밭이 존재해 ‘삼밭골(마전포)’이라 불렸으며, 이를 차례로 ‘삼전동’이라 부르게 되었다. 농경과 나루터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남아 있다.

3‑5. 가락동 – 살 만한 땅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

1925년 대홍수로 송파동 사람들 일부가 이곳으로 이주해 왔고, ‘가히 살 만한 땅’이라는 의미가 담겨 ‘가락동’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3‑6. 문정동 – 문씨 성이 많은 우물이 맑은 마을

인조가 피난하던 중 이곳 우물의 물을 마시고 맛이 좋았다 해 ‘문정’이라 불렸다. 이 마을에는 문씨 성을 가진 가문이 많았으며, ‘문정동’이란 이름은 물과 성씨의 결합으로 완성됐다.

3‑7. 방이동 – 꽃에도, 인물에도 피는 마을

원래 ‘방잇골’이라 불렸던 이곳은 마을에 야생화가 많아 한자어인 ‘芳荑洞(꽃다울 방이)’이란 새 이름을 얻었다. 마을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로 기억된다.

3‑8. 오금동 – 오동나무와 음악인의 고을

오동나무가 많았고, 가야금을 만드는 이들이 살던 동네라 하여 ‘오금동’이라 불렀다. 다른 전설로는 인조가 이곳을 지날 때 무릎 안이 아프다고 한 일화도 전해진다.

3‑9. 거여동 – 큰 바위 곁에 살던 사람들

‘거암’이라는 개인 이름에서 비롯된 ‘거암리’가 한자어로 ‘巨餘里’로 바뀌었고, 이후 ‘거여동’으로 정착되었다. 그 과정에서 커다란 바위와 마을 사람들의 이름이 함께 남았다.

3‑10. 마천동 – 말 먹이던 웅장한 연못

마산(천마산)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말(馬)’과 ‘내(川)’ 혹은 ‘천’을 결합해 ‘마천동’이라 했다. 다른 유래로는 백마물이라 불리던 샘이 있어 지금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3‑11. 장지동 – 길고 버들 많은 고장

‘길다’는 의미와 함께 버드나무가 많던 마을로, 자연히 ‘장지동’이라 불렸다. 마을의 길쭉한 지형과 식생이 그대로 지명에 담겼다.


4. 송파구 행정구역으로의 변화

송파구는 1963년 서울시 재편에 따라 성동구 산하 출장소 관할이었으며, 이후 1975년 강남구, 1979년 강동구를 거쳐 1988년에 지금의 송파구로 독립하였다. 각 동의 이름은 이 과정에서 공식 행정명으로 자리 잡았으며, 고유의 자연·문화적 특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게 되었다.


5. 지명에 깃든 지역 정체성과 상징

송파구의 지명들은 한강, 돌, 숲, 밭, 우물, 꽃, 나루터 등 자연이 만든 요소들과 조선시대 문화, 백제 고분의 역사적 배경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들 지명은 단지 행정구역의 이름이 아니라, 지역 사람들의 기억과 삶의 흔적을 담은 ‘문화 코드’이며, 현대에도 여전히 송파구가 가진 정체성을 말해주는 중요한 열쇠다.


6. 요약: 송파구 지명의 이야기 흐름

동명지명 유래 요약
송파 한강변 소나무 언덕
몽촌 큰 마을 곰말, 백제 위례성 터
석촌 돌 많은 마을, 석촌동
잠실 양잠 지원 터, 잠실도회
신천 새 지류가 만든 강, 신천
삼전 세 밭이 있던 밭골
가락 홍수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부른 이름
문정 문씨 집안 물이 좋은 우물 마을
방이 꽃 많은 마을, 방잇골
오금 오동나무, 음악인 거주지
거여 거대한 바위와 마을 사람 이름
마천 말 먹이거나 물이 풍부한 연못
장지 길고 버들 많던 마을
 

마무리: 이름 속에 담긴 송파의 기억

송파구의 이름들은 단순히 주소 표기를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소나무 언덕’, ‘돌바라기 마을’, ‘말 먹이던 공동체’, ‘홍수 이후 새 터전’ 등 지역민들의 삶과 자연, 역사가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처럼 지명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시간의 무늬를 품은 ‘문화의 상징’입니다.